시신을 화장(火葬)하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화장후 유골을 납골당 대신 숲이나 잔디밭, 꽃밭에 안치하는 자연장(自然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만석 교수의 동국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 "자연장 확산의 영향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 11월 보건복지부가 전국 16개 시·도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화장후 유골 안치장소로 39.9%가 자연장을 희망했다. 반면 납골당 등 봉안시설을 원한 응답자는 32.7%에 머물렀다. 응답률 27.3%를 기록한 산골(散骨·산이나 강에 유골을 뿌리는 것) 역시 사실상의 자연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장 선호는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장 박사의 설명이다. 자연장 유형별로는 응답자 중 39.4%가 수목장을 16.4%가 잔디장을 택했다. 자연장을 택한 이유는 31.5%가 "자손에 대한 배려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매장 및 봉안묘(납골묘)에 의한 자연환경 훼손 방지"가 28.6%, "편리한 묘지의 운영 및 관리"가 14.6%로 분석됐다. 장 박사는 자연장을 선호하는 이유로 ▲자신의 사후 후손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생각 ▲묘지로 인한 자연경관 훼손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 ▲봉안시설 역시 장기적으로는 자연을 훼손한다는 생각 ▲국토를 잠식하는 묘지와 분묘를 설치하지 않겠다는 의지 ▲자신의 고향산천이 묘지로 잠식돼간다는 우려 등을 제시했다. |
장 박사는 "자연장은 고인을 화장 후 분골해 수목, 화초, 잔디 중 1곳을 선택해 묻는 장법"이라며 "유족들과 후손들이 추후 벌초할 필요가 없고 환경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고인을 모신 자연장지에서 먼 곳에 살거나 외국근무 또는 이민을 하는 경우라도 고인을 자연에 모셨다는 자연회귀적 사고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핵가족 증가와 후대에 대한 사후 추모 기대 감소, 자연환경에 관한 관심 증대 등 때문에 자연장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진다는게 장 박사의 주장이다. 다만 다양한 형태의 자연장 유형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남은 과제다. 장 박사는 "현재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연장은 산속이나 도심지와는 떨어진 교외나 사찰에 자리 잡고 있어서 유족이나 조문객들이 찾기에 교통상 불편하다"며 "유럽의 일부 국가와 일본·중국처럼 우리도 교통 접근성이 좋은 도시형 수목장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자연장지에 추모관을 건립하는 경우 IT기술을 자연장에 접목해야 한다"며 "고인이 좋아했던 음악이나 과거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유족과 조문객이 고인과의 동질성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