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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잠시 잊고 사건 속으로...

▶내 남자의 여자는 다 죽인다…무서운 ‘유도녀’

“에어컨으로 인한 질식사인 것 같네요. 차문이 잠겨 있어 유리창을 깨고 문을 열었는데, 여기 여자분이 이렇게 돼 있었고, 계속 바람이 나오더라고요.” 2009년 6월 14일 오후 7시 전남 광양시 중동 버스터미널 주차장. 현장에 먼저 도착한 119구급대원이 경찰에게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자 A씨의 나이는 42세. 더위를 피해 잠을 청하려 했는지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힌 채 숨져 누운 그녀는 옷매무새부터 안경, 머리카락까지 흐트러짐이 없었다. 누군가와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방어흔도 없었다. 그저 편안히 잠자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찰 감식반의 눈은 날카로웠다. 자다가 사망했다면 팔이 축 처져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양팔이 주먹을 쥔 상태로 굽혀져 있었다. 눈꺼풀 밑에 확인된 일혈점도 의심스러웠다. 결정적으로 턱살이 접히는 부위에 약하게나마 끈자국 비슷한 게 있었다. 오랫동안 턱이 접혀 있어 생긴 것인지 타살의 흔적인지 알아보려면 부검이 필요했다.

가족들이 펄쩍 뛰었다. 사고로 죽었는데 왜 시신에 칼을 대 두번 죽이느냐고 했다. 경찰들은 “억울한 죽음을 당했을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 이 대목에서 잠깐. 가족들이 철석같이 믿은 것은 여름철에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에어컨 또는 선풍기 질식사다. 과연 그 믿음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법의학자 “애꿎은 선풍기·에어컨 그만 잡으세요”

법의학자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잠을 잔다고 해서 죽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매스컴은 물론 일부 수사기관 종사자들도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놓고 자면 저산소나 저체온증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이 많은데 과학적으로는 물론 부검을 통해서도 증명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창문을 열어 놓고 차를 몬다고 해서 숨을 못 쉬는 게 아닌 것처럼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 놓는다고 해서 질식에 이르지도, 사망할 정도로 체온이 내려가지도 않는다.”고 했다.

통상 여름철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시신을 부검하면 사인이 대개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지나친 음주로 인한 내인성 급사 등으로 나온다. 저체온증이 사망의 원인이 되려면 체온이 27~28도까지 떨어져야 한다. 정상체온(36.5도)에서 8도가량 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치명적인 체온 변화는 한겨울 산속에서 조난당해 장시간 혹한에 노출될 때만 가능하다. 지난해 대법원도 “에어컨을 켜 놓은 방에서 자다 숨졌더라도 에어컨에 의한 저체온증이 사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세간의 속설에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단, 히터를 틀어 놓고 잠을 잤을 때에는 상황이 다르다.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틀면서 생기는 이산화탄소가 심각한 중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서, 결국 A씨는 부검대에 올랐다. 목밑 피부조직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침샘 부근에 혈흔이 비쳤다. 누군가 조수석에 앉아 앞을 보는 운전자의 목을 조였을 때 조른 끈의 매듭이나 엄지손가락이 위치하는 자리다. 얼굴의 일혈점이나 울혈도 확인됐다. 주요 장기와 약물 등에 대한 검사를 마친 국과수의 최종 결론은 목졸림으로 인한 질식사. 범행도구는 0.7~0.8㎝ 두께의 끈으로 결론 났다. 누군가 A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차에서 에어컨을 틀어 질식사로 위장한 것이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A씨 주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통화 내역을 들여다보던 형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입사한 지 한달 보름밖에 안 된 A씨와 회사 사장(37) 사이에서 통화 내역이 이상할 정도로 많았다. 특히 A씨 입사 3주째부터 통화가 폭증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이때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져 사장과 직원 관계 이상으로 발전했다고 추정했다.

A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대부분 지워져 있었다. 이를 복원하자 ‘사랑한다’ 등 문자들이 여러 건 발견됐다. 이 가운데 경찰은 사건 당일 아침 사장을 발신인으로 해서 A씨에게 보내진 문자메시지에 주목했다.

“K병원 앞으로 가 보세요, 애 엄마가 약을 줄 텐데, 그것 먹고 집에 가서 쉬세요.”

K병원은 피해자가 발견된 주차장 부근이고 애 엄마는 사장의 두 번째 부인 B씨(43). 경찰은 사장과 B씨가 공모해 그녀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두 사람을 체포했다.

사장은 A씨를 좋아했던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날 아침 A씨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은 절대로 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도, A씨를 살해한 사람도 사장 부인 B씨였다.

▷ 남편 의심한 아내, 휴대전화 문자 수시로 훔쳐봐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평소 남편의 여성 편력을 의심해 온 B씨는 사건 몇 달 전 남편 몰래 인터넷 문자 확인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컴퓨터를 통해 몰래 관찰해 왔다.

5월 중순 걱정하던 일이 생겼다. 남편이 새로 입사한 A씨에게 구애를 하는 내용의 문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골프 레슨권이나 중국여행권 등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B씨는 사건 당일 아침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로 K병원 앞으로 가라는 내용의 허위 문자를 보내고 그 앞에서 A씨를 만났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관계를 정리하라고 충고만 하고 말려고 했는데 여자가 너무 당당하게 굴더군요.”

둘의 말싸움이 한 시간 정도 이어졌을 때, A씨가 결정적인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당신도 첩인 주제에 무슨 권리로 헤어지라는 거냐.” B씨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장의 아이까지 낳아 기르며 참고 살아온 세월을 ‘첩’이라는 말로 매도한 게 너무도 괘씸했다. A씨의 목을 졸랐다. 유도로 단련된 B씨에게 A씨는 완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사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사장의 첫째 부인이 식물인간 상태인데, 둘째 부인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것이었다. B씨의 지인들이 “술 먹을 때 B씨가 한 얘기”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을 체념한 B씨는 그것도 자기가 한 일이라고 자백했다. 남자의 외도와 여자의 질투. 정상 궤도를 이탈한 두 사람의 그릇된 욕망은 모두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며 막을 내렸다.

▶사장은 A씨를 좋아했던 사실을 순순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날 아침 A씨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은 절대로 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도, A씨를 살해한 사람도 사장 부인 B씨였다.

# 남편 의심한 아내, 휴대전화 문자 수시로 훔쳐봐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평소 남편의 여성 편력을 의심해 온 B씨는 사건 몇 달 전 남편 몰래 인터넷 문자 확인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컴퓨터를 통해 몰래 관찰해 왔다.

5월 중순 걱정하던 일이 생겼다. 남편이 새로 입사한 A씨에게 구애를 하는 내용의 문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골프 레슨권이나 중국여행권 등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B씨는 사건 당일 아침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로 K병원 앞으로 가라는 내용의 허위 문자를 보내고 그 앞에서 A씨를 만났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관계를 정리하라고 충고만 하고 말려고 했는데 여자가 너무 당당하게 굴더군요.”

둘의 말싸움이 한 시간 정도 이어졌을 때, A씨가 결정적인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당신도 첩인 주제에 무슨 권리로 헤어지라는 거냐.” B씨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장의 아이까지 낳아 기르며 참고 살아온 세월을 ‘첩’이라는 말로 매도한 게 너무도 괘씸했다. A씨의 목을 졸랐다. 유도로 단련된 B씨에게 A씨는 완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사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사장의 첫째 부인이 식물인간 상태인데, 둘째 부인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것이었다. B씨의 지인들이 “술 먹을 때 B씨가 한 얘기”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을 체념한 B씨는 그것도 자기가 한 일이라고 자백했다. 남자의 외도와 여자의 질투. 정상 궤도를 이탈한 두 사람의 그릇된 욕망은 모두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며 막을 내렸다.[서울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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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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