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위탁시설인 부산시립 노인건강센터와 구덕병원, 구덕실버센터 등을 운영 중인 부산지역 최대 복지법인 구덕원의 전 대표이사가 횡령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6일 부산시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특별감사 자료에 따르면 구덕원 전 대표이사 김모(51.여)씨는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법인카드로 459건 4천600여만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카드 사용처도 생필품, 의류, 의료비, 골프장, 자녀 항공권 구입 등 다양했다. 또 김씨는 임시이사회를 열어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지인을 이사, 감사에 앉히는 이른바 친정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특히 김씨의 딸(26)은 지난해 5월 구덕실버센터 회계담당 직원으로 채용한 뒤 불과 5개월만에 사무국장 보직을 받았다. 당시 채용공고에 "사회복지사 우대" 요건이 있었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가 2명이나 있었음에도 자격증도 없는 김씨의 딸이 채용됐다. 김씨는 복지부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 7월12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자진사퇴하고, 현재 딸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상태다. 김씨의 남동생이 운영하는 M사에 전산유지보수와 경영컨설팅 비용으로 모두 6천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구덕병원은 M사와 별도의 체약체결과 컨설팅 자문도 없어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김씨는 부산시 사상구 학장동 건물 등 24건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기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직원 기숙사 용도의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수익 5천973만원을 법인 수입으로 회계처리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부산시는 김 전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는 관련시설에도 해직 요청을 보내는 한편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액은 전액 환수조치할 예정이다. 또 김씨의 딸과 연루자 전원을 인사규정에 따라 징계할 것을 구덕원에 건의한 상태다. 사법당국도 구덕원 시설운영 관련 장부 일체를 압수한 뒤 전 대표이사 김씨의 횡령 및 유용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