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두 살 때보다 휴가 보낼 때 더 행복하다." ▶경제침체로 소비를 줄이고 생활을 단순화하면서 물질만능을 추구하던 미국인들이 소비를 재발견하고 있다. 한 세기 전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렌이 "유한계급론"에서 얘기했던 "과시 소비"가 이제 "계산된 소비"로 변화하면서 "어떻게 돈을 쓸 때 행복한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선데이판은 8일 "아르마니가 돌체&가바나보다 얼굴에 더 큰 미소를 짓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아직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최근의 연구결과에서 보면 물질적 소비보다 경험에 대한 소비가 더 오래 지속되는 만족감을 준다고 소개했다. 가령 콘서트 티켓이나 불어(佛語) 레슨, 스시 클래스, 모나코의 호텔 투숙 경험이 물건을 살 때보다 행복하다는 것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의 엘리자베스 던 심리학과 교수는 "휴가를 보내는 것이 새로운 소파를 사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도 지난달 21일 "어떻게 돈을 써야 행복할까"라는 기사에서 비슷한 제안을 했다. 토머스 드레어 위스콘신대 교수와 아리엘 카릴 시카고대 교수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과 연결되는 유일한 소비는 휴가나 레저와 관련된 소비다. 반면 냉장고, 자동차, 집 등 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행복감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드레어 교수는 다양한 소비로부터 오는 행복을 결혼에 비유했는데 "레저에 2만달러를 쓸 때 얻어지는 행복은 결혼에서 얻는 행복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레저활동에 소비하는 활동은 사람들을 덜 외롭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거나, 테니스 또는 바둑을 즐기거나, 밖에 나가 영화를 보려면 누군가와 함께해야 한다. 고도의 사회적 관계를 통한 접촉이 단순히 물질의 소비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크다는 얘기다. 경험에 대한 소비가 행복감을 주는 또 다른 이유는 추억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저 그런 경험을 한 경우에도 추억은 좋게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경험은 물건과 달리 한 번에 소비할 수 없다는 점도 지속적인 행복감을 주는 요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