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묘를 재단장하고 제사도 지내는 중국의 전통 명절인 ‘청명절(淸明節)’을 맞은 5일, 중국 전역이 성묘인파로 인산인해다. 지난 2008년부터 청명절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이전과는 달리 참배객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청명절이 다가오면 중국 정부는 대대적으로 장례업계의 폭리를 감시하고 화장, 자연장 등 새로운 매장문화를 권장한다. 그러나 장례 절차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과 묘지 가격은 날로 치솟고 있다. 특히 묘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요즘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묘지 가격은 고급 주택 가격과 맞먹는다. 묘지 개발 이윤은 이미 부동산업계의 이윤을 넘어섰다. 때문에 돈 없는 서민들은 “돈이 없으면 죽지도 못한다”고 소리치고 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사는 장(張)모 씨는 부친이 얼마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나 묘지 가격을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청명절 묘지 특가는 가장 싼 것이 3000위안, 가장 비싼 것은 10만위안에 달했다. 그는 “묘지 가격이 아파트 가격보다 더 비싸 감당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베이징 스징산(石景山)구에 사는 스(石)모 여사는 시댁 외할머니가 사망해 2만위안이라는 목돈을 준비해야 했다. 정상 가격의 2~3배에 달하는 관, 수의 등을 사야 했으며 베이징 근교 바다링(八達嶺)공동묘지에 7200위안짜리 묘지를 선택했다. 스 여사는 “2만위안은 반 년치 급여”라면서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지만 따지지 않아야 돌아가신 분에 대해 떳떳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장례시장은 엄청난 규모다. 2008년 기준으로 중국 사망인구가 9348만명이고 1인당 최저 장례비용을 2000위안(약 33만원)으로 잡으면 연 200억위안(약 3300억원)에 가깝다. 여기에 납골당이나 묘지 가격 등의 비용을 더하면 2000억위안(약 3조3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중국 민정부는 정부 통일 가격을 만들고 비영리의 공공서비스업체를 지정하는 등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나 하듯 각종 비용은 날로 치솟고 있어 서민 사이에는 죽어서도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한다는 말이 나도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