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아름다운 세상

한주호 준위 추모 물결 넘쳐

▶그의 애창곡 "그리워 못 보내는 님, 못 잊어 못 보내는 님"
▶지난 30일 정오쯤 시퍼런 서해 바다를 응시하는 그의 매서운 눈 안에 바다 속 객실에 갇혀 몸부림치는 병사들이 가득 들어왔다. 잠수복 차림으로 선상에서 급히 점심을 해결한 한주호(53) 준위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아끼던 후배인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 예비역 모임인 동지회의 유호창(52) 부단장 목소리가 들렸다. "호창아, 오늘 어떻게든 함수 객실 전부를 탐색해 실종 장병들을 구해야겠어." "형, 하루에 서너번 바다에 들어가는 건 위험하니 무리하지 마. 제발." 한 준위는 완강했다. 그는 "빨리 장병들을 구조해야 해.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잖아. 책임지고 해낼 거야"라고 말했다. 사흘째 잠수로 초췌해진 얼굴의 한 준위는 가볍게 몸을 풀고 구조보트에 몸을 실었다.

오후 3시쯤 천안함 함수(艦首)가 있는 부표에 도달하자 한 준위가 후배 UDT 대원들에게 외쳤다. "얘들아. 조류가 세진다고 절대 당황하면 안 돼. 천천히 물 위로 올라오면 돼. 알았지?" 후배들로부터 "몸짱"으로 불리던 한 준위가 가장 먼저 바다 속으로 자맥질해 들어갔다. 캄캄한 물속에서 천안함 함수를 더듬던 한 준위는 그러나 갑자기 숨조차 쉬기 힘들어지면서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한 준위가 가장 사랑했던 바다가 그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 ▲ 보국훈장 광복장 추서…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의 고 한주호 준위 빈소에 놓인 보국훈장 광복장. 이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찾아와 전해주고 갔다.
그가 순직하기 전날인 29일 오후 심현표(57) UDT 동지회 회장이 사고 현장을 찾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 준위의) 안색이 안 좋아. 큰일 난다. 좀 쉬어"라고 한 준위를 말렸다. "내일 또 들어가면 되니 조바심 내지 마." 오전에 이미 잠수복을 입었던 한 준위의 입술이 파리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생존자를 찾아야 하는데…. 걱정이 돼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라며 조급해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한 준위는 늘 동료부터 챙겼다. 한 준위와 UDT 동기이자 이날 자원봉사 자격으로 현장을 찾은 이헌규(53)씨도 "잠수하는 나한테도 "뾰족한 절단 부위에 찔리면 큰일 나니 몸조심하라"며 신신당부했다"고 했다. 이씨는 "남의 몸은 그렇게 걱정하면서 왜 정작 자기 몸은 안 돌봤는지…"라며 울먹였다.

동료 한 준위와 훈련병 시절을 같이 보낸 UDT 동기 문종일(54)씨는 "한 준위는 너무 성실하고 꼼꼼해서 교관으로 있을 때 부하 대원들이 애를 많이 먹었다"고 기억했다. 한 준위는 교관 시절 훈련병이 잘못을 저지르면 "일주일 잠 안 재우기" 등의 혹독한 벌을 내리는 원칙주의자로 통했다고 한다. 그래도 훈련이 끝나고 후임 대원을 위로해주는 사람은 한 준위밖에 없었다고 한다. 훈련 후엔 "엄마"라고 불렸다. 한 준위 동료는 "한 명 한명 자상하게 챙겨주고 훈련 도중 포기하려고 하면 "사나이 한 길인데 포기하면 안 된다"며 토닥여줬다"고 말했다. 동료 UDT들은 "한 준위는 한마디로 UDT의 대부"라고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준위의 후배는 "(한 준위는) 구조 노하우도 매우 풍부하고, 최고참인데도 구조활동에 항상 앞장섰다"며 "UDT 전력(戰力)의 30%가 가셨다"고 했다. 정부는 순직한 한 준위에게 1계급 특진을 추진했지만 유족측은 "이미 떠난 사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료들은 그런 유족들의 마음을 안다.

한 준위는 가수 오승근의 "떠나는 님아"를 18번으로 즐겨부르며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중략) 님아 못 잊을 님~아/ 님아 떠나는 님아/ 두 눈에 가득/ 이슬이 맺혀/ 떠나는 님아/ 가려거든 울지 말아요/ 울려거든 가지 말아요/ 그리워 못 보내는 님/ 못 잊어/ 못 보내는 님" [조선일보]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