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이용, 시신 낙도로 옮겨 고향 뒷산에 안장 인천 외딴섬 출신으로 객지에서 숨진 홀몸 할머니의 장례를 고향 주민들이 나서 치른 사실이 알려져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장봉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인복흥 할머니는 지난 10일 새벽 요양 중이던 인천 영종도 노인요양시설에서 8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장봉도에 홀로 살았던 할머니는 노인성 질환이 심해지자 마을 이장과 담당 공무원의 권유로 작년 9월부터 이 요양시설로 거처를 옮겼지만 기력이 쇠해 결국 숨졌다. 할머니는 생전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생활이 매우 어려웠고 시신을 인수할 자녀가 따로 없어 원만한 장례처리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할머니가 숨지자 2007년부터 홀몸노인관리사로 할머니를 돌봤던 정연복(57.여) 씨는 장봉도 주민들에게 할머니의 사망사실과 함께 딱한 사연을 통보했고, 이 같은 내용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할머니의 장례를 돕겠다고 앞다퉈 나섰다. 장봉리 이장단과 부녀회, 청년회가 주축이 된 주민들은 인천시 서구 장례식장에 마련된 할머니의 빈소를 3일 내내 지켰다. 또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받들어 할머니의 시신을 선박편으로 장봉도로 옮긴 뒤 마을 뒷산에 안장했다. 장례에 들어간 600만~700만원의 비용은 할머니가 생전에 모아 두었던 돈으로 충당했지만, 주민들이 직접 음식을 마련하고 매장절차를 도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옹진군 북도면사무소 관계자는 17일 "가난하고 자녀가 없는 홀몸노인을 위해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따뜻하게 지켜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