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천상병 미발표 詩 ‘세월’· 발굴

 
- 천 시인이 세상을 뜨기 직전인 1990년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 ‘세월’(왼쪽)과 문익환 목사와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에 대한 산문 육필원고.
“세월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다./ 세월은/ 大地가 주시는 것이다.//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갈 세월이여/ 얼마나 永遠하며/ 얼마나 언제까지냐?// 아침이 밤되는 사이에/ 우리는 생활하고/ 한달이 한해되는 사이에/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으니”(‘세월’ 전문)

‘귀천(歸天)’의 시인 천상병(1930~93)의 미발표작 ‘세월’과 문익환 목사와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에 대한 산문 2편이 발굴됐다. 지난 18일 서울 인사동의 찻집 ‘귀천’에서 만난 부인 목순옥 여사(71)는 “최근 집안 살림을 정리하다 책갈피 속에서 원고를 발견했다”며 “88~89년 간경화로 춘천의료원에 4개월간 입원했다가 퇴원한 후 90년대 초반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67년 동베를린공작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뒤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으로 불리며 죽음과 피안, 인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간결하게 압축한 시를 써온 천 시인은 이 시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은 93년 4월 지병인 간경변증으로 세상을 떴다. ‘세월’은 죽음을 앞둔 시인이 고통과 상처로 얼룩진 지난 세월을 담담하게 돌아보고 인생을 받아들이는 달관과 관조의 태도가 엿보이는 시로, 삶과 죽음에 대한 달관적 태도를 보여주는 시 ‘귀천’과 맥락을 같이한다.

 
- 천상병 시인의 미공개 시 ‘세월’ 육필원고를 공개한 부인 목순옥 여사.
세월’과 함께 발견된 문 목사와 정 명예회장에 대한 산문은 문 목사와 정 명예회장의 방북을 보고 쓴 글들로 남북관계에 대한 시인의 깊은 관심이 엿보이는 글들이다.

‘통일염원 실천한 문익환 목사님 만세’라는 글은 89년 문 목사가 방북한 뒤 검찰이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려 하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천 시인은 “문 목사님은 절대로 국가보안법을 위배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우리 4000만 온겨레의 통일에의 희구와 염원을 몸소 실천했을 뿐입니다”라며 “어찌 우리나라가 검찰국가가 됐단 말입니까? 검찰의 판단이 우리나라의 기본 국시가 되어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나라의 양식인들의 판단이 검사들의 법 위주 판단보다 앞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검찰의 구속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천 시인은 이어 “문익환 목사님을 구속하려면 국회 동의 없이 공산국가인 헝가리와 국교를 수립한 노태우 대통령부터 구속해야 한다”며 “통일염원을 몸소 실천한 대선각자를 구속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현대재벌 이야기’라는 산문에는 정 명예회장의 방북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은 천 시인이 정 명예회장에게 경제 발전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았다.

목 여사는 ‘세월’ 등 미발표 원고를 오는 30일부터 서울 인사동 포토하우스에서 열리는 ‘천상병 시인 소장품 전시회’에 전시할 계획이다. 내년에 의정부에 세워지는 천상병 시인 문학관 기금 마련을 위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천 시인이 소장하고 있던 김지하·이외수·중광스님·이목일·이존수 등의 그림 150점을 전시·판매한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