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세기 세계 3대 고고학적 발견’으로 꼽히며 국내엔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시판 왕 무덤’ 출토 황금유물 41점이 한국 땅을 밟아 관심을 모은다. 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공중도시 ‘마추픽추’에서 출토된 잉카 유물 23점도 처음 전시된다. 페루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페루 국립고고인류역사박물관, 라르코에레라박물관 등 10여곳의 박물관과 연구소 등의 소장품이 출품된 이번 전시는 인류 문명사의 큰 미스터리로 남은 잉카와 페루 문명의 신비를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잉카 유물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지난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페루 국보전’ 이후 27년 만이다. |
|
|
전시작은 기원전 3000년경 안데스 고대문명 유물로부터 1532년 스페인 제국의 침략으로 잉카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약 5000여년에 달하는 페루 유물들이 대거 망라됐다. 그중에서도 모체시대(A.D.100~700) 가장 중요한 유적인 시판 왕 무덤에서 출토된 황금 귀걸이. 금과 터키석으로 화려하게 만들어진 이 귀걸이는 곤봉을 들고 병사들의 호위를 받는 전사의 모습이 정교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장식돼 뛰어난 조형성을 보여준다. 이 전사는 시판 왕 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의 날개와 신전을 나타내는 머리장식, 부엉이머리 목걸이, 코걸이 등은 시판왕의 군사적 파워와 종교적 힘을 상징하고 있다. 예술적으로 특히 돋보이는 금동제의 펠리노 신상 또한 시판 왕의 무덤에서 출토됐다. 펠리노 신은 안데스 고대문명에서 땅의 힘을 상징하는 신. 잔뜩 찌푸린 얼굴, 치켜뜬 눈, 날카로운 송곳니, 돌출된 혀 등이 초자연적ㆍ초우주적 신임을 강조해준다. 역시 시판왕 무덤에서 발굴된 황금유물인 투미 모양 보호대도 그 형태가 매우 독특해 관심을 모은다. |
|
|
파라카스(B.C.1000~A.D.200) 문화유물인 신(神)무늬 직물 또한 매우 이채로운 유물. 미라를 감쌌던 이 직물은 ‘죽은 뒤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은 고대인의 관념을 여실히 보여준다. 검은색 바탕에 29명의 인물을 장식하고 위 아래로 10명의 인물을 배치했는데, 입에서 뱀이 나오는 인물은 신을 형상화한 것. 이 밖에 안데스 고대문명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주 솔직하고 담백한 모체의 토기들과 이집트 미라와는 다른 안데스 미라의 실제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 후 지난해 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올 4월 ‘파라오와 미라’ 등 괄목할 만한 세계문명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온 데 이어 이번에 잉카문명전을 마련했다”며 “근 30년 만에 잉카 문명의 진수를 소개하는 만큼 인류문명의 다양성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문명사의 흐름에 따라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기원전 3000년 전 안데스 고대문명의 신화와 전설을 다뤘는데, 이국적인 신의 모습이 가득한 1800년 전 파라카스 미라 망토 등이 소개된다. |
잉카 문명의 진면목을 보다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나스카 지상화와 시판 왕 무덤 발굴 영상을 상영하며, 시판 왕 무덤의 인물상을 실물 사이즈로 복원해 부장품과 함께 전시한다. 부대행사로 페루 전통무용 공연과 특별강연도 열린다. 1588-7862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