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산악인 고(故) 고미영씨가 생전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3개봉을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수(46ㆍ사진) 대장은 24일 “고인이 미처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시킬 계획”이라며 “후원사인 코오롱스포츠 측과 등정 일정과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에서 머물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김 대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고인이 살아 있었다면 마지막으로 올랐을 봉우리가 안나푸르나봉”이라며 “8월 25일 이전에 출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14좌 완등에 안나푸르나(8,091m)와 가셔브룸 1봉(8,068m), 가셔브룸 2봉(8,034m) 등 3곳만을 남겨 놓았다. 그는 “고인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사진을 챙겨 정상에 오를 계획”이라며 “옷이나 소품 등 유품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3개봉을 완등하는 시기를 내년 여름 정도로 보고 있다. 김 대장은 2년 넘게 히말라야 11좌 등정 중 10개 봉우리를 고씨와 등정하며 생사를 함께 한 산악인 선배다. 14좌 완등을 성공하면 고씨와 함께 고산등반 전문학교도 만들 계획이었다. 그는 지난 21일 영결식에서 “나에게 초록빛 꿈을 준 사람”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 대장은 추모 1주기도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아직 낭가파르바트에서 고인의 배낭조차도 수습하지 못했다”며 “고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 추모동판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