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이전 요구 뿌리치고 수목장 관철"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조부모의 묘지를 이장하면서 유골을 화장해 수목장(樹木葬)으로 안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과 그 가족은 지난 5월 23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 하늘숲추모원에서 조부모 수목장 이관식을 했다고 서울시 관계자가 전했다. 오 시장은 수목장에 앞서 지난 3월26일 경기 이천시 선산의 조부모 묘에서 이장 제례를 올리고 유골을 수습해 벽제화장장에서 화장했다. 화장 후 인근 납골당에 임시 봉안된 유분(遺粉)은 산림청이 조성한 하늘숲추모원이 개장하면서 이 곳에 안치된 것이다. 오 시장의 선산은 10대째 살아오던 용인시 집성촌 인근인 이천시 마장면에 있었으나 이곳이 서울 송파구에 있는 특전사의 이전 부지로 수용됨에 따라 이장을 하게 됐다. 수목장 제례는 오 시장과 부친인 오범환 옹 등 가족 10여 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례는 하늘숲추모원의 운영 지침에 따라 제물을 진상하지 않았으며, 가족들은 간단한 묵념과 절을 통해 추모의 뜻을 대신했다. 오 시장의 조부모를 모신 나무는 수령이 80여년 된 토종 소나무로, 정남향에 있지만 앞쪽으로 산등성이가 보이는 다소 평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유분은 오동나무와 한지를 혼합해 만든 상자에 담겨 40Cm 깊이 땅속에 묻혔다. 오 시장이 조부모를 수목장으로 안치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오 시장이 유력 정치인인 만큼 풍수가 좋은 곳으로 조부모 묘를 옮겨야 한다"거나 "특전사 이전 부지에 선산이 수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오 시장이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묘를 쓰지 말고 환경친화적인 수목장으로 모시자"고 강력히 주장해 명당도 아니고 봉분도 없는 수목장이 성사됐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