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분묘(墳墓)의 조건

▶이덕일·역사평론가 ▷옛 사람들이 조상의 분묘를 좋은 곳에 쓰고자 했던 것은 효심(孝心)에서 비롯된 것이다. 조상의 혼령이 골육(骨肉)을 계승한 후손과 소통한다는 생각에서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여러 조상들을 함께 모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연암 박지원(朴趾源)은 42세 때인 정조 2년(1778) 세도가 홍국영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황해도 금천(金川)의 연암협(燕巖峽)에 은거했다가 양호맹(梁浩孟)의 개성 금학동(琴鶴洞) 별장으로 이주했다. 이때 박지원은 개경의 남원(南原) 양씨들이 가까운 산에 조상의 분묘를 모시고 이를 지키는 분암(墳菴)의 이름을 "영원히 생각한다"는 뜻의 영사암(永思菴)이라고 지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고 "영사암기(永思菴記)"를 지었다.

"영사암기"에서 연암은 친족들은 살아 있을 때도 같이 사는 것이 좋고 죽은 후에도 한 묘지에 모시는 족장(族葬)이 좋은데도 세상 풍속이 무너지면서, "장지가 화복을 준다는 풍수지리설〔堪輿禍福之說〕이 효도하고 공손하며 화목하고 서로 믿는 마음〔孝悌睦任之心〕을 능가하게 되어 각각 따로 산소를 두게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지원은 남원 양씨들이 분묘들을 한 곳에 모신 것을 조상에 대한 효심이라며, "장차 그 씨족과 세대가 더욱 번창함을 볼 것이며, 그런 뒤라야 세속의 이른바 풍수지리설이 장차 우리를 속이지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산 정약용도 "풍수론(風水論)"에서 지사(地師)를 초빙해 길지(吉地)를 가려 묏자리를 정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는 예(禮)가 아니다. 어버이를 매장하면서 복(福)을 바라는 것은 효자의 마음이 아니다"라고 묏자리를 기화로 발복(發福)하려는 세태를 비판했다.

왕릉도 마찬가지였다. 효종의 장지를 정할 때 우암 송시열(宋時烈)이나 백헌 이경석(李景奭)이 주장한 것처럼 "오환(五患)"이 없는 자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오환은 앞으로 ①도로 ②성곽 ③연못이 되거나, ④세력가에게 빼앗기거나, ⑤농지가 될 곳을 뜻한다. 왕릉일지라도 이런 장소만 피해 효를 다하면 된다고 본 것이다. 산 자를 위한 발복(發福)이 아니라 산 혼령에 대한 효심(孝心)이 담긴 곳이 묘소라는 것이다. 이덕일 : newhis19@hanmail.net
[조선일보] 제공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