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아직도 여행을 떠나시던 수요일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어요.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셔서 가족이 없이 여행 한번 안 하시던 어머니인데, 그래서 가족걱정은 마시고 편하게 다녀오시라고 했는데. 그랬는데…그랬는데…. 어머니, 금요일 저녁 여섯 시에 돌아오겠다고 하셨잖아요. 왜 안 오시는 거에요. 나, 이번만큼은 어머니생일 정말 챙겨드리고 싶어서 당일 날 준비가 덜 되서 오실 때 제대로 해 드리려고 했는데, 이젠 7월6일이 아닌 7월11일에 어머니를 왜 떠올려야 하는 거에요….왜…왜…. ‘故 박왕자’라니요...왜 어머니 성함 앞에 글자가 있는 거에요 왜. 왜.. 아프다고 토하시는 고통 하나도 없이. 진료실도, 병실도, 응급실도, 중환자실을 거칠 이유도 없이. 왜 장례식장으로 가야하는 거에요. 아퍼 죽겠다는 말 한마디라도 해보세요, 제발. 이 못난 아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너무도 원통합니다. 그저 영정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을 눈물로 삼켜낼 뿐. 어머니 사인이 총상에 의한 과다출혈과 장기손상이래요. 입술이 터지도록 깨물고 얼굴은 파랗게 된 채 뜰 수 없는 눈을 감으신 모습.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어요 어머니, 얼마나… 살아 생전에 얼마나 편하게 계셨던 것도 아닌데, 가던 길 마저 어째서 이렇게 고통스럽게 가셔야 합니까. 악몽 같은 5일간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어머니는 그렇게 떠나시더군요. 어머니, 전 어머니께 잘 다녀오시라고 했지, 잘 가시라고는 안 했잖아요. 어디로, 왜 가시는 거에요. 아버지와 절 이렇게 두고. 저 직장잡고 버젓이 자리잡는 모습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2008년을 저만큼이나 기다리셨잖아요. 이제 세 가족끼리 더 행복하게 살자고 하셨잖아요. 사랑하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분신보다, 세상 그 어떤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이 아들이 가진 것의 전부라고 하셨던 어머니. 이 글 조차도 끝내고 싶지가 않네요. 가시는 어머니 치맛자락이라도 내어주세요. 그럼 들고 울부짖을 수라도 있을 거 아녜요. 아들 군대 입대할 때 그렇게 우시고 걱정하시던 어머니, 저도 맞지 않고 다 피해낸 차디찬 총탄에 가버리신 어머니. 부디 다음세상에서는 아들 말고 다른 것에도 눈을 돌리세요. 지금까지도 과분히, 넘치도록 아들만 바라보셨으니. 어머니 정말 사랑합니다 나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조문하러 와주신 모든 분들, 친척분들, 사정상 오지 못하고 마음만이라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댓글로 위로해주신 분들, 장례 도와주신 현대그룹과 아산병원 직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