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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평소에 써 놓기

●서울 관악구 신림2동에 사는 이옥현(42) 주부는 얼마 전 시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몹시 당황했다. 충북 청원군에서 홀로 직장생활을 하던 시누이의 사생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휴대전화도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어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무척 어려웠다. 장례식 내용이나 형식은 제쳐두더라도 유산 문제나 유품 정리 등에 대해 고인의 생각과 무관하게 사후 정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조만옥(48·서울 마포구 신수동) 주부는 보험회사로부터 남편의 유언장을 받았다.

남편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청약서 뒷장에 "가족에게 남기는 편지"를 써놓은 것. "먼저 가서 미안하고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짧은 글이었지만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보내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유언장 하면 흔히 재력가의 유산 분쟁이나 시한부 환자가 쓰는 어두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요즘 이처럼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비해 일반인도 평상시에 써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장은 가족에게 물질을 남기지만, 유언장은 가족에게 마음을 남깁니다." 유언장닷컴의 이성희 대표의 말이다. 그는 또 "유언장을 임종 직전에 쓴다면 아쉬움이 많다"며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할 때 평소의 생활감각으로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유언장은 단순히 "남기는 글"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다. 굿바이메일닷컴의 김성대 대표는 "유언을 쓰다 보면 인생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남은 인생을 충실하게 보내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언장을 쓸 때는 지나치게 감상적인 내용보다 남은 가족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사후 정리를 하는 데 혼란을 겪지 않는다. 특히 독신가구의 경우엔 사후 정리를 할 사람이 반드시 가족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작성해야 한다. 요즘은 온라인상에서도 유언장과 관련한 사이트(표 참조)가 많아 유언장 작성과 보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조언한 "유언장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과 형식"이다.

●임종의 방식=시신 기증,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면 동의서와 관련 기관의 연락처를 적어 둔다. 임종 시점에서 생명 보조 장치를 유지할 것인가, 필요이상의 치료를 거부할 것인가도 확실하게 해 둔다.

●장례식에 대한 희망=장례식에 관한 내용이 없을 경우 유족들이 효율적인 문제와 마지막 효도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게 된다.

장례식의 규모와 절차는 물론 매장이나 화장 여부를 선택한다. 매장의 경우엔 필요하면 장지까지 결정해 준다. 만일 종합상조에 가입했다면 보장 범위와 증서의 보관, 연락처를 명기한다.

부고를 보낼 가족과 친지의 연락처·주소를 적는다. 온라인상의 지인이 많다면 본인 블로그 등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기록한다. 제사를 원하면 승계자를 지정하고, 그렇지 않다면 제사를 대신할 추모모임 등에 관한 지침을 남긴다.

●금융정보=가장 실질적인 정보다. 신분증·도장·현금·신용카드·국민연금·부동산 권리증서·채무관련 증서·세금 영수증·자동차 등록증의 보관 장소 등을 상세히 기록한다. 은행예금이나 보험과 증권의 계좌번호·비밀번호, 주식과 채권 목록도 빠뜨리지 않는다. 물론 대출이나 빚에 대한 정보도 남겨야 한다.

●유산 배분=이혼·재혼·사실혼·입양 등 단일화되지 않는 가족 관계가 늘고 있어 유산을 나누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입양아의 경우엔 부모의 유고 시 손위 형제가 유산 상속 독점을 위해 파양을 시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자식에게 유산을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면 사회에 환원하는 긍정적인 유산 방식도 있다. 유언장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민법이 정한 유언장 작성 요건에 맞춰서 쓰고 공증을 받아야 한다. 반드시 자필로 쓴 뒤 작성 연월일·주소·성명을 쓰고 도장까지 찍는다. 또한 증인 2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유언장 쓰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 유언장닷컴(www.yoounjang.com, 02-2643-1237)
- 굿바이메일닷컴(www.goodbyemail.com, 02-3776-9000)
- 마이윌(www.mywill.co.kr, 1588-3259)
-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www.kakdang.or.kr, 02-736-1928)
- 웰다잉 문화연구소(well-dying.or.kr, blog.naver.com/63252114)

[중앙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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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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