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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상여, 슬픔과 절망 화해와 해학이 공존하는 장례방식

이승 떠나는 길을 흥겹게 하는 상여소리, 전국적으로 다양/

우리의 아름답고 의미깊은 상례문화, 거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인 바로 상여다. 현대 사회의 삭막한 편의 위주  장례의식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여(를 상세히 보도하고있는 기사를 보면 반가움이앞선다. 역사문화신문의 심층보도를소개한다.

 

 

상여와 장례, 웃음으로 슬픔을 달래는 상부상조의 문화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른다. 장례는 상례의 한 부분이다. 상례는 유교의 관혼상제 사례(四禮) 중의 하나로서, 사람의 죽음을 맞고 [상례] 그 주검(屍)을 장사지내며 [장례] 3년상 기간 동안(사실 2년 1개월 정도) 근친들이 일정 기간 슬픔을 다해 근신하면서 죽은 이를 기리는 것 [상중제례]까지의 모든 절차이다.

 

슬픔과 절망을 화해와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장례 방식

한국인의 장례는 일반적으로 조선시대를 지나면서 유교식 장례로 치르게 되었지만, 민간에서는 무속·불교 방식도 혼재되어 있다.  이전부터 시행해왔던 무속 상례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간다고 믿는 내세관을 바탕으로 행해진다.  유교에서는 영혼이 이승에서 저세상으로 간다고 여기지는 않지만, 사람은 혼백이 있어서 죽으면 백은 땅으로 가고 혼은 하늘로 간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유교식 상례 절차는 망자가 사망한 후, 초종/습·소렴·대렴/성복·조상·문상을 치르고 난 후, 매장하는 순서인 치장(治葬)/천구(遷柩)·발인(發靷)/급묘(及墓) 절차를 지낸다.  시신을 매장한 이후 반곡·우제/졸곡/부제를 행한다.  그리고 돌아가신지 1년 만에 치르는 제사인 소상(小祥)과 2년 만에 지내는 제사인 대상(大祥)을 지낸다.  그 한 달여 후 담제(禫祭)와 길제(吉祭)를 지내며 3년 상을 마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2년 이상, 실로 엄청난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이 가운데 습·소렴·대렴은 염습이라 하고, 발인과 천구, 우제와 반곡을 동시에 하거나, 부제·담제·길제는 없어져 실제는 11개 절차로 행한다.

 

장례는 이 가운데 임종부터 산에 시신을 매장하는 산역(山役)을 행하는 절차이다.  한국 사람들은 개인이나 가족에게 슬픈 사건인 장례를 슬픔과 절망이 아닌 위로와 화해와 해학으로 승화시켰다.  그러한 내용은 첫째로 상여에 담긴 해학, 둘째는 상여소리에 담긴 해학을 통해 표현했다.


상여, 누구보다 호사스럽게 떠나는 길

초상이 나면 시신을 염하고 조문을 받는다.  그리고 돌아가신 분을 집에서 매장하는 산지까지 장례 행렬을 이루고 간다.  이 장례 행렬에 망자를 보내는 마음씀씀이가 따뜻하게 담긴다.  상여꾼들은 노래로 흥을 돋우거나 망자를 위로하며, 망자의 황천길에 두려움과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재인을 불러 재주를 부리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장례 행렬의 가장 핵심이 영여(靈輿)와 상여(喪輿)이다.  ‘여’는 수래·가마라는 뜻이다.  영여는 영을 모신 2인교 가마로 끈을 엇걸어 어깨에 걸고 가마채를 잡고 상여에 앞서가는 작은 가마이다.  영여에 혼백상자와 향로, 영정을 싣는다.  마치 돌아가신 영혼이 타고 간다고 여기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영여를 사용하지 않고 영정을 들거나 매고 상여 앞에 선다.

 

상여는 상을 당하여 발인한 후 망자의 시신을 장지까지 운구하는 도구이다.  본채가 있고 본채 좌우에 밀채가 길게 뻗어 있어 양쪽 끝에 상여꾼들이 채막대를 가로로 대고, 거기에 끈을 매어 어깨에 멘다.

 

상여는 대단히 화려하게 만든다.  잘난 사람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저승 갈 때는 누구보다 호사스럽게 보내드리기 위해서이다.  상여 본채는 여러 가지 색으로 채색을 한다.  4 귀퉁이는 기둥을 세워 그 위로 포장을 쳐서 햇빛을 가리고, 상여 뚜껑에는 연꽃·봉황 등으로 장식한다.  상여는 관리, 재인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인형이나 봉황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다.

 

상여를 메는 사람을 상여꾼(상두꾼·향도군)이라 한다.  과거에는 천민들이 메었으나, 요즘에는 동네 청년이나 망인의 친인척이나 친구들이 멘다.  오늘날 장례 행렬은 대부분 영여와 상여 대신 죽은 이의 영정이나 혼백을 실은 승용차가 앞서고, 주검을 실은 영구차가 따른다.

 


이승 떠나는 길을 흥겹게 하는 노래

과거에는 호상이거나 부잣집에서는 출상 전날 저녁때 상여꾼들이 빈 상여를 메고 상여놀이를 벌였다.  빈상여를 메고 소리를 맞추고 발도 맞추어 본다는 구실로 놀이를 벌인다.  진도 지방에서는 다시래기라고 부른다.  죽은 자를 위로하고 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함께 밤을 지새우면서 노는 놀이이다.  이때 소리꾼이나 재인들을 불러 걸판지게 놀기도 한다.

 

다음 날 산지에 시신을 매장하는 산역을 행하러 간다.  마을에서 산지까지 장례 행렬은 길었다.  상여는 무겁고 메고 가는 거리가 멀어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함께 메고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상여 앞에서 선소리꾼이 먼저 창하고 그 소리를 받아 여러 사람이 함께 후렴을 부르면서 간다.  이 노래가 상여소리(상엿소리)이다.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길을 가면서 부르는 소리인 상여소리는 죽은 자와 산 자를 이어주면서 장례 의식을 정성스럽게 하고 망자 가족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상여소리는 엄숙한 내용이라기보다는 해학적인 가사가 포함되기도 한다.  교훈적이거나 해학적인 의미가 있는 사설을 선소리꾼이 먼저 부르고, 상여꾼들이 후렴을 부른다.  죽은 사람에게 저승의 명복을 빌면서 산 사람에게는 나쁜 액운이 들지 않기를 기원하며,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면서 상주를 비롯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처음 부분은 죽은 이의 영혼이 집을 떠나기 싫어하는 심정을 표현하고, 집을 떠나서 장지까지 가는 동안 빨리 가야 하거나 가파른 산을 올라갈 때 부르는 빠른 소리도 있고, 묫자리를 다지며 부르는 소리도 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일부 농촌에서는 초상 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장례를 치르고, 상여꾼이 되어 상여소리를 부른다.  노랫말은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로 되어 있다.  메기는 소리는 “북망산천 머다더니 내 집앞이 북망일세”,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오실 날이나 일러 주오” 등이다.  받는 소리는 “너허 너허 너화너너이가지 넘자 너화 너” 혹은 “에헤 에헤에에 너화 넘자 너화 너” 등이 있다.

 

상여소리는 전국적으로 다양하다.  지역별로 선창과 가락과 후렴이 매우 다양하다.  소리의 내용은 유불선 사상을 모두 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극락왕생의 내세관을 갖고 있었다.  선소리로 부르는 사설 내용은 먼저 망자의 심정을 대변하는 사설을 부른다.죽어서 슬프고 억울하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극락왕생하라는 기원을 담기도 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사후 심판에 관한 내용을 들려주는 내용을 담기도 한다.  이 세상에 살 때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저승에서 행복한 상황을 만나게 되고, 나쁜 일을 하면 저승에 가서 고통을 당할 것이니, 살아가면서 착하게 살라고 권유하는 내용이다.  <회심곡(回心曲)> 가사를 부르기도 하고, 삼강오륜을 담아 교훈적인 내용을 부르기도 한다.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식만으로 망자를 저승에 보내지 않고, 굿판을 벌이기도 한다.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굿판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이러한 굿을 사령제(死靈祭)라고 하는데, 죽은 이를 저승으로 보내는 무속의례이다.  명칭은 지방마다 달라서, 전라지역은 ‘씻김굿’,  경상지역은 ‘오구굿’, 경기·서울지역은 ‘지노귀굿’ 등이라고 부른다. 굿은 신과 인간, 생과 사, 이승과 저승이라는 대립구조를 조화시키고 갈등을 완화하는 사건이다.  굿은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신이나 영혼을 위로하거나 즐겁게 한다.  굿을 하면서,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무가(巫歌: 망자풀이)를 부른다.

 

이처럼 한국인의 장례식은 엄숙하고 차분한 가운데 치르는 것만은 아니다. 영혼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남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를 치르는 동안 상여소리나 사령제의 무가에 유쾌함과 해학을 담아냈다.  글. 김문준 (건양대학교 휴머니티칼리지 교수) [출처 : 한국역사문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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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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