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로 최근 생전의 모습 그대로 생생하게 보존된 채로 일반에 공개돼 충격을 던져줬던 15세 "잉카 얼음 소녀"의 경우 최소 12개월 전부터 희생물이 되기 위한 "사육의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윌슨 교수는 "조사 결과 제물이 되기 위한 과정은 이들이 실제로 사망에 이르기 훨씬 전 부터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고지대에서 발견된 냉동 미라 중 일부는 보관 상태가 매우 좋아, 희생자들의 배경이나 제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사회적 신분 상승과 신체적 변화 등 당시의 사회상에 대해 많은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 발전된 문화와 강력한 군대로 번창하던 잉카 제국은 16C 스페인 군대의 침략이 있을 당시 안데스와 남아메리카 서부 해안 일대를 누비며 폭넓게 분포해 있었다. 미국 전국과학아카데미 회보에 게재된 윌슨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6~15세의 아이 미라들로부터 25cm 가량의 머리카락 샘플을 채취해 성분분석함으로써 이들이 죽기 2년반부터 섭취했던 음식의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초기에는 야채와 같은 서민적 음식을 계속 섭취했으나 죽기 12개월전에는 갑자기 당시 특권 계층만이 먹을 수 있었던 옥수수와 고기등을 다량 섭취했다. 이것은 이들이 죽기 전 신에게 바쳐질 제물로 일종의 신분 상승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분석 결과는 또 이들이 죽기 3~4개월 전에는 의식을 위한 머리치장을 한 채 죽음을 맞기 위한 제단으로 산행 행군 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 어린 제물들이 어떻게 처형됐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적어도 1명은 머리에 총을 맞고 사살됐다고 밝혔다. 브래드포드 대학의 티모르 테일러 연구원은 "어린이들은 약 1년간 제물이 되기 위한 순례의 길을 밟은 뒤 결국 산 정상에 위치한 제단에 끌려와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