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매니저 한 모씨 200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 2003년 7월 9일 새벽. 충남 논산시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에서 6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폭우가 내리던 이 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2명이 세상을 떠났다. 사망자 중 한 명은 지방에서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오던 가수 보아의 매니저 한 모씨. 보아는 사고 차량에 타지 않아 화를 면했지만 자신을 돌봐주던 매니저를 잃으면서 가슴 속에 상처를 안았다. 이 사고는 당시 연예계에 충격을 던지며 가수들의 빠듯한 일정 관리와 무리한 운전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난 7월 8일. 한 씨의 4주기를 기리는 추도식이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안산의 한 납골당에서 열렸다. 가족과 생전 한 씨와 친분을 맺었던 가요 관계자 여럿이 참석해 죽음을 애도했다.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추도식이 시작될 무렵, 검은색 정장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보아가 나타났다. 한 씨의 가족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은 채 단출한 차림으로 등장한 보아는 추도식이 끝날 무렵 결국 눈물을 떨궜다. 4년 전을 기억하는 매니저들은 보아와 한 씨가 "친남매 같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아틀란티스 소녀"로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보아는 톱스타였지만 10대 후반의 나이로 혼자 감당해야 할 짐이 컸다. 한 씨는 옆에서 "친오빠"처럼 보아를 챙겼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말이다.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보아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가까운 사람을 떠나 보낸 충격과 슬픔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은 듯 했다"라면서 "자신을 챙겨준 매니저를 잊지 않은 보아의 마음씀씀이에 모두 놀랐다"라고 전했다.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추도식이 열리지만 줄곧 일본에 머물러 두 해동안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보아는 4주기를 잊지 않고 찾아 보는 이의 마음까지 애틋하게 만들었다. 고인이 생전에 아낀 보아가 참석해 애도의 뜻을 같이 했지만 아직도 한 씨의 가족은 보상 문제로 마음의 짐을 덜지 못했다. 한 씨는 1남 2녀 중 둘째로 홀 어머니의 생계까지 책임졌지만 죽음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니저가 되기 전, 한 씨는 모 연예기획사에서 데뷔를 준비했던 가수 지망생.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고인을 기억하는 가요 관계자들은 "안타까운 죽음이 조금이나마 위안받는 길은 가족이 원하는 보상 문제가 어서 빨리 해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