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임종을 위한 요양보호사와 장례지도사의 협업

  • 등록 2025.03.10 17: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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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종사자의 인식을 통해 고인의 존엄을 지키려는 노력을 살펴본다.

초고령사회의 뚜렷한 특징은 '다사(多死)사회'다. 의료나 간병 업무가 분주한 가운데에도 '죽음' 또한 피할 수 없다. 자연히 간병사와 함께 장례지도사가 맡아야 할 일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간단히 소화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들은 자기가 친근하게 돌보던 사람이 죽음에 가까워 질 때, 그리고 임종시에 무슨 일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우리나라의 경우 요양보호사와 장례지도사 제도가 의료와 장례의 양축에서 주요한 임무를 감당하고 있는데 고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실례나 제도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존엄한 죽음을 위해 인식개선과 적절한 제도 확립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요양보호사와 장례지도사는 고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어떻게 협력하는 것이 좋을까...

 

일본에서 크게 활동하고 있는 납관사(입관사) 고키 기무라(木村光希)씨와 개호복지사(요양보호사)로서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과 이벤트 주최 등으로 활동 중인 나카하마 타카유키(中浜崇之) 대표와의 대화식 인터뷰의 요약 정리를 통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해하기 쉽게 인명아닌 직명으로 표기함)


*장례지도사(기무라) : (전략)오쿠리비도 영화의 흥행으로 납관사가 주목받게 되면서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납관 기술 지도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그것이 계기가 되어 2013년에 독립적으로 설립한 것이 '오쿠리비토 아카데미'라는 납관사 양성 학교입니다.

 

장례지도사(납관사)는 원래 스승과 제자 간의 대물림이 일반적이었죠. 누구를 스승으로 삼느냐에 따라 기술이나 직업관에 큰 차이가 생기고, 종사자도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확실한 기술 수준을 갖춘 납관사를 배출할 수 있는 양성학교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당시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을 대상으로 개최하고 있는 '장례지도사 세미나'입니다. 그 강의 내용에 가까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병사(나카하마): 의료나 요양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임종에 관여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장례사(기무라 씨)가 의료직이나 개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장례지도사(기무라): "임종 후까지 간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 라는 뜻이군요. 이른바 '엔젤 케어' 부분입니다. 간호사나 간병인들은 임종 직전까지 최대한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돌보아 주죠. 하지만 막상 돌아가시고 나면 그 이후의 처치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장례지도사가 고인의 곁에 도착한 것은 사망 후 몇 시간이 지난 후인데, 머리가 흐트러져 있거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상태, 힘든 표정을 짓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물론 거기서부터 시신을 정돈하는 것이 장례지도사의 역할이지만, 도착하는 타이밍이 늦으면 처치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병사(나카하마): 돌아가신 직후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장례지도사(기무라): 특히 중요한 것은 '보습'입니다. 건조해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변색되기 때문에 화장 등으로 커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보이는 부분만이라도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보습제, 즉 바셀린이나 니베아 등을 듬뿍 발라 주셨으면 합니다.

 

*간병사(나카하마): 시설에 따라서는 지혈제나 탈지면으로 치료하는 곳도 있지요.

 

*장례지도사(기무라): 네, 시신에서 나오는 체액 등을 막기 위해 지혈제나 탈지면 등을 넣는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건 좀 말하기 어렵지만 ...... 정확한 처치가 어렵다면 손을 대지 말고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혈제나 탈지면 등을 넣는 경우,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혈제가 새거나 탈지면이 보이게 되어 고인이나 유족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항문에 대해서도 충전재를 넣지 않고 닦아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간병사(나카하마): 참고로, 돌아가신 후 대략 몇 시간 이내에 장례지도사가 시술을 하는 것이 이상적일까요?

 

*장례지도사(기무라): 이상적으로는 3시간 이내, 늦어도 6시간 이내에는 처리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장례지도사가 가능한 한 빨리 처리에 들어가는 것은 남겨진 유족의 감정적인 측면을 생각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족이 고인을 만날 때,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하는 얼굴로 대면하는 것은 충격이 크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 직원들과 장례식장 측이 평소부터 협력하여 신속하게 바통을 넘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병사(나카하마): 그러고 보면, 장례식이나 납관에 관해서는 우리 간병인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분야일지도 모르겠네요.

 

*장례지도사(기무라): 아직은 '영업하러 왔으니까'라는 식으로 장례식장을 선택하거나 유족에게 맡겨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의료나 요양 현장에서 '죽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시설 측이 간병 후를 제대로 맡길 수 있는 장례업체를 선별하고 평소에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간병 교육이나 장례식을 위한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어떤 케어를 해 주었으면 하는지' 등을 평소에 서로 협의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돌아가신 분의 존엄성을 지키고, 유족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나은 입관과 장례식을 위해 직원들의 '정보'를 원한다.


*간병사(나카하마): 저는 간병의 전문성 중 하나로 '임종간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의 삶을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봐 왔기 때문에 마지막을 소중히 해드리고 싶어요. 그럴 때 우리 간병인이나 의료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장례지도사(기무라):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돌아가신 분의 정보를 알려주시는 것이죠. 상황에 따라서는 유족의 의견을 듣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신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 분의 신체적 정보, 즉 상처가 어디에 있는지, 성격이나 취미, 좋아하는 음식 등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시신을 정돈하거나 입관할 물건을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간병사(나카하마): 고인의 취미나 좋아하는 음식까지?

 

*장례지도사(기무라): 저희의 경우, 입관사가 납관부터 장례식까지 일관되게 담당하는 '고인의 장례식'을 하고 있는데, 담당 입관사가 고인 한 분 한 분에 맞춰서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초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점토로 초밥을 만들어 관 안에 함께 넣는 식이죠

 

*간병사(나카하마): 대단하네요! 그런 일까지 하고 있다니.

 

*장례지도사(기무라): 저희는 매일 사람의 죽음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죽음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어요. 오늘의 장례식은 '플랜 A의 장례식'이 아니라 '아무개' 씨의 장례식'이 되어야 한다. 장례지도사가 그 의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자 한 사람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때로는 유족의 도움을 받으면서 말이죠.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정보를 제공해 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보다 매일 가까이서 돌보던 간호사나 간병인이 그 분을 더 잘 이해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프 케어는 의료・요양 직원에게도 중요하다.

 

*간병사(나카하마): 제 주변의 간병인들을 보면, 임종을 경험한 후 상실감이나 무기력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요. 의료나 간병인 일을 하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감정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장례지도사(기무라): 어려운 질문이지만 ...... 하나는 죽음을 의식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사람다운 간호와 간병의 실현'을 위해서는 본인이나 가족의 의사를 잘 듣는 것과 관계자들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간병도 그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나 가족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관계자나 장례업체와도 그 때가 왔을 때를 대비한 연계를 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는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별을 경험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그리프 케어'라는 개념입니다. 입관과 장례식은 돌아가신 분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케어이기도 합니다.그리고 그리프(슬픔) 케어는 남겨진 유족뿐만 아니라 의료나 간병인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돌아가신 직후에는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실감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함께 시신을 닦아드리면, 차갑게 돌아가셨다는 것이 싫어도 감각으로 전해져요. 시신을 함께 들어올려 관에 넣는 체험을 통해 이것이 마지막 이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잔인해 보이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행위입니다.

 

*간병사(나카하마): 하지만 장례식장에는 직원이 직접 참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장례지도사(기무라): 네, 그곳은 역시 시설 측의 판단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어떤 시설에서는 우리가 하는 장례식 내용을 알고 '직원들을 입회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곳도 있어요.

 

장례식장에 간호사나 간병인 분들이 참석하고 있는 것을 유족이 발견하고 "와주셨어요 ......!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라고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는 정말 좋아요. 아니, 좋아한다는 표현은 부적절하지만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간병사(나카하마):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의료와 개호, 그리고 장례업계가 어떻게 변해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기무라 씨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장례지도사(기무라): 앞으로는 요양시설이 장례식까지 일관되게 책임지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족 입장에서도 오랫동안 친숙한 시설에서 임종부터 장례식까지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금 바로 저희가 요양시설과 제휴해 장례를 치르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는 의료-요양과 장례가 더욱 밀접한 관계가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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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딩플래너 김동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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