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교원, 대교 등 주요 교육 그룹 3사가 상조 시장에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영유아 교육 시장이 축소되는 반면, 시니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상조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로, 새로운 진입자들이 많아지면서 ‘레드오션’ 상황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
10일 업계의 소식에 따르면, 웅진은 상조업계 1위인 프리드라이프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웅진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로부터 프리드라이프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인수 가격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누적회원수 221만명, 누적 부금선수금 2조 3980억원, 총자산은 2조 7600억원에 달한다.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면 상조업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서는 셈이다.
시너지 효과와 시니어 사업 확장
웅진은 프리드라이프의 상조 서비스와 자사의 웅진씽크빅 교육 서비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웅진씽크빅과 프리드라이프는 올해 초 교육 전환 서비스를 함께 출시하며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프리드라이프 고객이 상조 서비스 가입 시 웅진씽크빅 교육 전환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은 본격적인 시니어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내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니어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교와 교원의 상조 사업 진출
대교는 이달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상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대교뉴이프는 2022년 1월에 설립된 시니어 토털 케어 브랜드로, 이전에는 주간보호센터와 방문 서비스 등 돌봄 사업에 주력했으나 상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교원은 2010년부터 상조업을 시작하여 지난해 기준으로 선수금이 1조 3266억원에 달하는 3위 사업자이다. 최근에는 장례 종합 플랫폼 ‘첫장’ 사업을 제안한 사내벤처 ‘첫장컴퍼니’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하여 관련 사업에 힘을 실었다.
교육 시장의 위축과 시니어 시장의 성장
교육 3사가 상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니어 시장의 성장세와 교육 시장의 위축과 깊은 연관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330만명이던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260만명으로 줄었으며, 한국교육개발원은 오는 2028년 초등학생 수가 10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3사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2022년 매출이 9332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8901억원으로 감소했다. 대교와 교원 역시 각각 매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반면, 시니어 사업 자회사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교뉴이프는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3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원라이프 역시 지난해 9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조업계, 군웅할거 결과가 궁금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더라도, 상조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도 최근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고 상조 및 실버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교육회사들이 상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며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면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상조 및 실버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로 시장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며, 과거 소규모 업체 난립으로 레드오션이던 시장이 한 차례 정리되었으나, 내년에는 후발주자들의 진출로 ‘레드오션 2막’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